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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준표 앞에만 서면 작아지는 대구시의회?···시정질문 72% 서면으로
시민     2024-07-24

대구 시민을 대변하고, 대신해서 홍준표 시장에게 질문을 해야 할 대구시의원들이 그 역할을 제대로 하고 있는지 의문이 제기된다. 전반기 대구시의회가 실시한 시정질문 중 대면보다 서면질문 비중이 70%를 초과하기 때문이다. 10건 중 7건은 시장이나 관계 공무원을 직접 출석시켜 묻기보다 서면 답변을 받았다는 의미다. 앞선 의회의 서면질문 비중이 10% 안팎이었던 걸 고려하면 의원들이 ‘입을 닫았다’고 표현해도 무방할 정도다.

23일 대구참여연대가 공개한 ‘제9대 대구시의회 2년 평가 리포트’에 따르면 2022년 7월부터 2024년 6월까지 임기 2년을 수행하는 동안 대구시의원들은 총 54회 시정질의에 나섰다. 의원 1인당 1.64회 꼴이다. 5분 발언도 138회 진행해서 1인당 4.18회 했다. 지난 8대 전반기 의회가 각각 42회(1.40회), 109회(3.63회) 실시한 것과 비교해보면 9대 전반기에 소폭 늘어난 모습이다.

하지만 시정질문 방식별로 구분해서 살펴보면, 9대 의원들이 홍준표 시장 앞에서 유독 작아진 게 아니냐는 의문이 제기된다. 9대 의원이 진행한 시정질문 54회 중 39회가 서면으로 이뤄졌기 때문이다. 전체 시정질문 중 72.2%에 해당한다. 앞선 6, 7, 8대 의회 전반기 시정질문 현황과 비교해보면 서면질문 비중이 압도적으로 높다.

6대 의회 전반기(2010년 7월~2012년 6월)에는 시정질문 63회 중 11회(17.5%)가 서면으로 이뤄졌고, 7대 의회 전반기(2014년 7월~2016년 6월)에는 44회 중 4회(9.1%)만 서면으로 이뤄졌다. 8대 의회 전반기(2018년 7월~2020년 6월)에도 42회 중 5회(11.9%)에 그쳤다.

의회 안팎의 이야기를 종합하면, 의원들은 본회의장에서 홀로 발언대에 올라 말하는 걸 선호한다. 대구시의회가 본회의를 TBC 등을 통해 생중계하는 날에는 더 발언하려는 의원이 몰린다. 특히 생중계를 통해 시장을 상대로 지역 현안 문제를 묻고, 전향적인 답변을 이끌어내거나 하다못해 다그치는 모습이라도 연출하면 지역민들에게 점수를 딸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런데 9대 의회 들어서 의원들이 직접 나서 시정질문을 하는 대신 서면질문으로 대체하게 된 데는 홍준표 시장이 가장 큰 원인으로 지목된다. A 시의원은 <뉴스민>과 통화에서 “개인적으로 추정해보면 홍준표 시장을 상대로 질문하는 게 부담스럽기 때문이지 않을까 한다”며 “홍 시장이 막말 비슷하게 답을 하거나, 문제를 지적하면 그 사람에게 직접 물어보라는 식으로 답을 하는 걸 보지 않느냐”고 말했다.

B 시의원도 “서면 질문이 많은 건 정상적인 건 아니”라며 “시정질문을 하려고 하면 시 집행부가 귀찮게 하는 경우도 있지만, 시장의 답변하는 스타일에 대한 부담이 아마 클거 같다”고 전했다.

물론 서면질문이 갖는 긍정적 효과도 있다. 답변을 실무부서에서 해오기 때문에 정확한 사실 관계를 파악하기 수월하고, 절차도 대면질문에 비해 간소하다. C 시의원은 “정확한 데이터나 사실을 간단하게 확인하는 차원에서 시정질문을 활용하는 편”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서면질문이 급증한 것 뿐아니라 5분 발언도 큰 폭으로 증가한 걸 보면 서면질문의 긍정적 측면 보단 홍 시장과 말을 섞는 게 부담스럽기 때문이라는 해석에 무게를 더한다. 5분 발언은 의원이 직접 발언에 나서지만, 집행부 답변을 필요치 않는 일방적인 연설이기 때문에 홍 시장과 직접 말을 섞을 일은 없다. 홍 시장이 시정질문 답변 과정에서 고압적 태도를 보이거나 SNS를 통해 시정질문을 한 의원 개인을 비하하는 모습을 보인 건 이미 여러차례 지적된 문제이기도 하다. (관련기사=[주간 홍준표] “시장님도 처음이잖아요?”(‘22.9.23), 홍준표, 자신 비판한 시의원 향해 “자동차 학원이나 하지”(‘23.2.20))

한편, 대구참여연대에 따르면 9대 의원들 중 윤권근 의원(국민의힘, 달서구5) 가장 많은 시정질문(9회)을 진행했고, 육정미(더불어민주당, 비례, 7회), 황순자(국민의힘, 달서구3, 6회), 김정옥(국민의힘, 비례, 3회) 순으로 뒤를 잇는다.

출처 : 뉴스민